이 학교 건물은 객사인가, 동헌인가
1904년 개교한 다대포사립실용학교입니다.
일장기 아래 걸터앉은 선생님은 책을 읽고, 아이들은 한편에서 노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다대포사립실용학교는 수군 진영이었던 다대진성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갑오개혁(1894~1896)으로 군제도가 개편되면서 다대진이 철폐되자 성안에는 쓸모를 다한 건물이 방치되고 있었는데요,
다대포사립실용학교는 버려진 목조 기와지붕 건물을 교실로 사용했습니다.
이 건물이 바로, 오늘날 몰운대에 가면 볼 수 있는 다대진 동헌입니다.
다대포사립실용학교는 교명을 몇 번 바꾸면서 다대초등학교로 이어졌습니다.
1970년까지 다대초등학교에 자리 잡고 있었던 이 건물은 운동장 공사 문제로 그해 6월 몰운대로 옮겨져 복원되었는데요,
학교 관계자들이 건물을 객사로 잘못 기록한 탓에 사람들에게 ‘다대포 객사’로 먼저 알려졌습니다.
객사는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셨던 곳이고, 동헌은 수군을 다스리는 첨사가 업무를 보던 곳입니다.
객사는 왕을 상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고을의 가장 좋은 자리에 크고 웅장하게 지었다고 합니다.
동헌이 객사의 동쪽에 있어서 동헌이라고 불렸을 만큼 객사는 지방관청의 중심이었지요.
결국 사학자들의 사료 분석과 고증을 통해 이 건물이 객사가 아닌, 동헌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다대포 객사라는 이름으로 1972년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 48년 만이었습니다.
사진 제공 : 사하구
「다대포실용학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grandculture.net/).
「다대포 객사 알고 보니 동헌...반세기 만에 이름 되찾은 문화재」, MBC뉴스, 2020.08.02.
「‘외계인’도 반한 맛과 멋」, 《프레시안》(https://www.pressian.com/), 201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