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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독지장

참고

  • 『역사와 자연이 숨 쉬는 사하 이야기』, 부산광역시 사하구, 2011.
  • 「독지장」, 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grandculture.net/).
  • 「오일장」, 한국민속대백과사전(https://folkency.nfm.go.kr/).

오일장은 닷새에 한 번 열리는 시장입니다.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상설시장과는 다른 형태지요.

조선 후기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1770)에 따르면,
전국 총 1,062개의 장시 중에서 오일장이 무려 968개였다고 합니다.

당시 구평동에도 오일장이 열렸습니다.

지금은 사라져 기록으로만 남은 독지장입니다.

‘독지’는 구평동의 옛 이름인데요,
마을 앞에 외딴 산, ‘독뫼’가 있어서 그렇게 불렸다고 합니다.
독뫼는 오늘날의 동매산을 말해요.

독지장이 열리는 1일, 6일이면

상품을 짊어진 보부상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로 지역 농산물과 물고기, 장림에서 생산된 소금,
수공예품
을 팔았다고 하네요.

장이 서는 날은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과
장타령을 부르는 각설이들로 시끌벅적했겠습니다.

독지장이 끝나면 보부상들은
짐을 꾸려 다시 이동했습니다.

이번에는 동래 읍내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날의 복천동(동래구) 일대에서 읍내장이 열린 것으로 보이는데,
구평동에서 출발해 일찍 도착하려면 쉬지 않고 걸어야 했겠습니다.
이처럼 상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주변 시장들은
서로 연결되어 장시권을 형성
했습니다.

서로 장날도 겹치지 않았어요.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1770)에 따르면,
1일과 6일 독지장, 2일과 7일 동래 읍내장, 3일과 8일 구포장,
4일과 9일 부산장, 5일과 10일 좌수영장
이 열렸다고 합니다.

동래 읍내장은 동래시장, 구포장은 구포시장, 부산장은 부산진시장,
좌수영장은 수영팔도시장으로 이어졌는데,

어째서 독지장은 그렇게 사라져 버렸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부산의 오일장 중에서 하단포를 끼고
5일과 10일 열렸던 하단장도 빼놓을 수 없는데,

하단장은 현재 2일과 7일 열리는 하단오일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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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바다가 만나는안녕한 그곳.